[지영일] 비정상의 정상화, 지속가능발전기본법 복원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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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체감하기 어렵고 재미도 없는 이야기이지만 국회의원 입법 활동 가운데 주목받는 대목이 있다.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송옥주 의원이 기후변화를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지향하는 ‘5대 입법’을 여야 의원 47명의 서명을 받아 대표 발의했다. 지속가능발전기본법, 기후변화대응법, 에너지기본법, 녹색성장촉진법, 온실가스배출권거래법이 그것들이다.

취지는 2015년 유엔이 제시하고 합의한 ‘지속가능발전목표’라는 국제적 흐름에 따라 환경보전, 경제성장, 사회발전이 균형·조화를 이룬 지속가능발전을 현 정부 국정기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본질로의 회귀, 비정상의 정상화를 염두에 둔 행보로도 보인다.

즉 ‘녹색성장’이 ‘지속가능발전’의 하위 개념임에도 정권의 변화와 맞물리며 법 위상이 뒤바뀌거나 그에 따른 조직 위계도 역전된 과정이 있었다. 지난 2010년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이 제정되면서 대통령 소속의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환경부 소속으로, 지속가능발전기본법이 일반법으로 각각 격하됐던 것이다.

송 의원 등의 5대 입법 가운데 근간이 될 지속가능발전기본법이 단연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지속가능발전법이 기본법으로 복원되면 환경부 소속인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으로 격상하고 지방지속가능발전위원회 운영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체계가 상당 부분 보완된다.

법안을 두고 진행된 소통, 공감의 과정 역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포럼, 설명회, 공청회 등의 절차를 밟으며 폭넓은 의견수렴을 거쳤다는 것이 지속가능한 법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협치(거버넌스)의 모범으로도 큰 흔적이 될 만하다.

향후 국정 기조, 인천시정의 주류 중심에 지속가능발전과 협치가 놓일 것이 자명하다. 다만 이러한 기류를 지켜보는 시민사회나 일선 활동가들이 마냥 환영하는 입장만은 아니다. 관 중심의 지속가능발전, 협치를 걱정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략적 활동들에도 지속가능발전이나 협치의 가치가 덧씌워질까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이번 5대 입법 과정에서 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경륜과 성과가 새롭게 조명되기를 바란다. 전국 각 지역의 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제21)는 ‘지속가능발전’이란 용어조차 생소한 척박한 환경에서 짧게는 십수 년 길게는 20여 년간 지역에서 민·관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의제발굴과 실천을 이어온 기구이다. 법의 정신을 이어가고 구현하기 위해 적절한 주체 또는 협력자가 될 만하다 싶다. 나아가 정책기구로서 지속가능발전기본법 법률안에 담긴 지방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기능·역할과 관련해 지역 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병행하거나 분담하는 방안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지속가능발전과 협치를 위한 범정부 토대가 대대적으로 바뀌는 이참에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시민참여와 실천적 거버넌스 강화를 위해 지역별 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정책적 연계를 갖는 모습이 필요하다. 향후 우리는 입법을 두고 전개되는 과정에서, 또 현장에 적용되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진정한 협치의 정신이라든가 중앙·지방정부의 지속가능발전 의지를 분명하게 가늠하게 될 것이다.

지영일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In :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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